[송이진의 사소한 인터뷰 3-①] - 소아과 선생님의 속마음
내가 유별난 선생님들을 만난 것인지도 모르겠다.
유준이의 첫 소아과는 머리 둘레만 재고 200불을 달라 했다.
이 억울한 이야기는 다음 미국 출산 편에서 풀기로 하고.
아이가 설사라는 첫 아픔을 겪으며 집 앞 소아과로 달려갔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의 첫 마디가,
“나보고 어쩌라는거요?”
내가 실수를 했나? 아니면 심기 불편한 일이 있으셨나?
갑자기 외국인이 된 것처럼 그 짧은 한국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곧이어 알게 된 나의 죄목는
‘아이의 똥 기저귀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었다.
집에 와 찾아보니 아이의 똥이 평상시와 다를 땐 챙겨가야 한단다.
그래도 난 억울해서
처방 받은 약을 먹이지 않는 것으로 소심한 분풀이를 했더랬다.
그리하여 바꾼, 다음 소아과 선생님은 깐깐한 교감 선생님 같았다.
“제 말을 따라합니다. 첫째!~”
“엄마에게 숙제가 있습니다. 일번~”
친절하시지만, 말 안 들으면 안 될 것 같은 불편함.
이사를 하며 소아과를 옮기게 되었는데,
아!
내가 그려오던 이상적인 선생님을 만난 것! 이다.
온화한 미소. 아이의 똥까지 꼼꼼히 봐주시는 저 섬세함.
그래! 이 분을 평생 주치의로 삼겠어! 라고 난 다짐했었다.
그런데 동네 언니의 말이,
약을 약하게 써서 아이가 3일이면 나을 걸 일주일을 고생했단다.
때마침 유준이의 여름감기가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었고,
나의 간사한 마음은 또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소아과에 대한 엄마들의 바람은 비슷하다.
친절하게 충분히 상담해주고, 정확한 진단으로 빨리 낫게 해주길.
소아과 의사 선생님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 속마음이 궁금해졌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