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라 맛있는 집

아가의 여행의 발견 - 안성여행 2

고현준 2013. 8. 26. 06:00

무궁각

네이게이션도 잘 못찾는 곳에
꼭꼭 숨어있다.
넓은 평원과 둘러진 산을 바라보는
사찰이 있을 법한 명당에 자리한 곳.

그 동안 번 돈으로
하나 하나 긴 시간 들여 지었다는
한옥 건물들이 듬직하다.

주 메뉴는 곰탕.(8,000원)
큰 솥 네개가 동시에 끓고 있는데
그제,어제,오늘 끓여낸 국물을
한 데 섞어 다시 끓여내는게 비법.
진한맛, 중간맛, 맑은 맛이 녹아들어
오묘한 이 집만의 맛을 만들었다.
어머니 모유(기억은 안나지만)가
생각나는 맑고 깊은 우유같더라.

요즘 보기 드문 자개상 위에
안성 유기에 담겨진 반찬들이
얌전하게 올려진다.
임금님 수라상에 곰탕이 오르는 날
이런 차림이었겠지 싶다.

직원도 없이 모든 것을 손수 하시는
열혈 사장님의 성격이 보인달까.
덕분에 저녁 장사는 엄두를 못내어
점심에만 문을 여신단다.

자신의 작품인 곰탕을
안성 유기와 자개상에 내는 건,
명작을 싸구려 액자에 걸지 않는
그런 마음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