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의 여행의 발견 - 포항여행 3
죽도시장 먹을꺼리
# 물회
죽도 시장의 모든 횟집에서 물회를 파는데
집집마다 맛이 다르단다.
난 이 날 두 군데서 먹었는데 같은 물회를 시켰음에도
정말 겉모양부터 맛까지 완전 다름에 놀랐다.
일단 한 집의 빨간 물회는 예상된 맛이기에 언급을 피하겠고,
빨간 색이 아닌,
갈린 얼음의 흰색만을 띠던 생소한 물회가 기억에 더 남는다.
비빌수록 빨간 색을 띠긴 하는데
일반적인 새빨간 색이 나오진 않는다.
시중에 파는 초고추장을 사용하지 않고
가게 고유의 집고추장을 쓰기때문.
놓여진 식초는 개인 취향에 따라 넣어 먹는다. (난 싫어~!)
활어를 바로 잡아 생선의 식감도 뛰어난 편이다.
좋은 참기름 향기가 전체적인 맛을 고소하게 잡아주는데
여름에 잃었던 입맛 찾기에는 제격인듯.
(나도 입맛 좀 잃어봤으면...)
# 고래고기
냄새 날까봐 입에 넣기 전부터 살짝 긴장한 채로
껍질과 지방을 함께 썰어주신 부위를 제일 먼저 도전.
(주인 할머님께서 초보자도 맛있게 먹을수 있는
가장 맛있고 무난한 부위를 썰어주셨다.)
아! 입에 들어가자 마자 사르르 녹는다.
잘 숙성된 고급 치즈맛도 나고 우유맛도 나서
드라이한 와인 한잔이 갑자기 땡긴다.
참치 뱃살보다 30배는 기름지게 꼬소하다.
기름부위가 거의 넘어갈때쯤 씹히기 시작하는 꼬들꼬들 껍질도 좋다.
냄새는 커녕 처음 경험하는 신!세!계!
차라리 모를것을...ㅠ
# 수제비 골목
골목 안 모든 가게의 붙어있는 메뉴와 가격이 같다.
수제비, 칼국수, 칼제비. 모두 3,500원.
수제비와 칼국수가 결합된 칼제비를 먹으려면
젓가락과 숟가락을 번갈아 가면서 써야한다.
일반적으로 칼국수는 육수와 함께 끓여 국물이 걸죽해 지는데
여기서는 국수를 따로 끓여 국물이 맑다.
멸치와 다시마 딱 두가지 향만 나는 깔끔한 육수에
하나 가득 퍼주시는 국수 인심까지 (무한 리필 가능.)
사랑받을 이유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