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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만평

[고현준의 궁시렁궁시렁] 좋은 아빠, 멋진 가장




배우 차승원에게서 강한 배움을 얻는다. 


본인의 입으로 직접 전해 들은 바는 없어서 그 사실관계가 어찌되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이리저리 떠도는 보도에 따르면 자신의 친자가 아닌 노아를 자신의 아들로 살게 했고, 그 사실을 근거로 송사에 휘말리게 된 지금도 끝까지 가족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배우 차승원. 아들이 어린 나이에 상처받고 혼란스러워 할까 걱정이 돼 그 사실을 인지한 기자에게도 정중히 부탁해 아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을 막았었고,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막았다 한다.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배우이기에 어찌보면 더욱 조심스러울 수 있었을 상황, 그 상황에도 그는 가족을 지키려, 아들을 지키려 노력했었다는 것이다. '아버지란 그런 것이구나.’, '혹은 가장이란 그런 것이구나.’를 배운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이리 자신을 던질 수 있는 것이구나.’를 배운다. 가족의 소중함이야 두번 말해 뭐하겠냐마는 그 가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과연 얼마나 했나 반성한다. 결혼을 해 가정을 이루고 난 뒤 더욱 절실히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나에게는 가정을 지키겠다는 그의 다짐이 강하게 파고 들어온다. 진정 강한 배움을 얻는다.

그런데, 본인의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소를 제기했다는 노아의 친부라는 이는 도대체 무슨 명예를 훼손당했다는 것일까. 과거 노아의 엄마가 쓴 책의 일부 내용을 문제 삼는다 하는데 그 내용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차승원이 노아가 자신의 아들이라 말해 문제가 된 부분이라고 이해하기 힘들다. 심지어 차승원의 아들로 노아가 살아가는 동안 그 친부라는 자는 무엇을 했기에 지금에 와서 명예훼손 운운하는지 당황스럽다. 실제 명예가 훼손당하는 쪽은 차승원이 아닐까 싶다. 친부라는 자의 소송제기로 세간에 회자되어 그 사생활이 까발려 지는 것은 배우 차승원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노아의 정서가 걱정이다. 물론 성인이 되었다고는 하나 자신의 존재로 인해 오랜시간 자신을 돌보고 길러 준 아버지 차승원이 겪는 곤란을 몸소 볼 것이고(얼마나 우리나라 옐로우 매체들이 떠들어 대는가) 그로인해 자신이 이 모든 상황의 원인이라 생각하게 된다면 그 심적 고충이 짐작이 된다. 최근 대마초 사건이나 전 여자친구 폭행,감금 사건에 연루된 자신 때문에 아버지 차승원이 겪었던 고초를 직접 경험한 노아는 더욱 죽을 맛이 아닐까 염려된다. 노아가 범법행위를 하고 물의를 일으켰을 때도 ‘훌륭하지 못한 아버지를 탓해 달라’던 차승원이었다. 

아들의 성장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모르는 친부라는 자가 무엇을 바라고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는지는 정확치 않으나 자신에게 돌아오는 무언가 이익을 노리거나 차승원, 그의 아내, 노아에게 불이익을 주어야겠다는 1차적인 욕구때문이라면 지극히 멍청하고 반인륜적인 행위인 것이다. 천륜으로 이어지 자신의 자식이 겪을 고통이나 고충을 생각한다면 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틀린 행동일 것이고, 이 소동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방치한 것도 무책한 짓인 것이다. 진정 노아가 자신의 친자이기에 그 친부로서의 역할을 조금이라도 하고 싶다면 이 소송을 취하하고 조용히 지나가기를 바라야 할 것이다. 

가정과 아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한 남자와 자신의 아들이나 전처가 겪게 될 고충을 무시한 또 다른 한 남자. 

그대가 바라는 아버지 혹은 가장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