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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야기

황순유의 술 이야기 #2. 오늘도 축하해. 십 수년 만에 끼워보았다. 서른 일곱의 나이에 앙증맞은 꽃송이 두 개가 달린 18K 큐빅반지를 손가락에 끼우고 보니 아무리 액세서리에 큰 관심이 없는 나일지라도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1999년, 대학교 캠퍼스 커플이었던 우리는 졸업하기 몇 달 전 나란히 사회에 발을 내 딛었었다. 첫 월급을 받고 선물을 받았던 저 반지는... 자신이 마치 다이아몬드라도 되는 것처럼 나의 예물반지와 함께 자리 잡고 있다. 사람에게는 이렇게 사연이 있는 무언가가 있기 마련이다. 2013년, 사랑스런 나의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하던 올 봄. 첫째와는 또 다르게 느껴지던 그 가슴벅차오름은 뭐라 표현할 수가 없었다. 대학교도 아니고 취직한 것도 아니고 때 되면 다 나오는 입학통지서 받고 가는 초등학교 입학에 뭘 그리 유.. 더보기
황순유의 술이야기 #1. 술 한 잔 생각나는 날. “언제 술이나 한 잔 하자. 연락해!” 누군가에게 이런 아쉬움이 섞인 끝인사를 건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무 의미없고 아무 기약없는 빈 말 같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아무에게나 한 잔 하자는 인사를 하지는 않는다. “밥이나 한 번 먹자.” “차나 한 잔 할래?” “얼굴이라도 좀 보자...” 이런 인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인사이다. 적어도 아무하고나 술을 섞지 않는 나에게는. 누군가와 흠뻑 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 일도 많지 않고 필름이 끊길 정도로 고주망태가 되어 고생을 하는 일도 별로 없는... 별 재미없는 사람이 생각하는 “술”이란 어떤 것일까? 그런 재미없는 사람의 술 이야기가 시작된다. #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tvN의 “꽃보다 할배”에서 보면 여행 가방에 고이 모시고 간 소주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