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국수
막국수하면 춘천만 생각할게 아니라 강원도를 떠올리자.
강릉이나 양양 등 강원도 곳곳에 막국수 간판이 즐비하고 꽤나 고수들이 각각의 맛을 뽐낸다.
양양 시내에서 좀 떨어진 논밭 가득한 곳에 떡하니 자리잡은 가게는
(건물 모양도 특이하고 간판도 '막국수' 세글자.) 들어서자마자 시골 방앗간 냄새가 가득하다.
직접 경작한 깨를 들고 가면 귀한 참기름으로 탈바꿈해주던 시골 방앗간의 기억의 향기가 불현듯 살아나는 곳.
이미 이 냄새에, '여기는 대단한 고집의 고수가 존재하는 구나!' 라는 기대가 생긴다.
12시가 되기 전부터 손님들로 가득차는 가게 구석에 자리를 잡고 막국수를 시키려는데 '비빔'을 할지 '물'을 할지 고민스럽다.
이럴때는 '비빔'을 시키고 '육수'를 따로 달라는게 상책. 그리고 수육 한접시도 시켜야 서운하지 않다.
먼저 나오는 김치의 양과 자태에 놀란다.
거의 1/4포기를 뚝 잘라 나오는 배추김치는 1년 정도 잘 익힌,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최강 상태다.
입에 넣어 씹어보니 일명 '사이다'가 나온다.
김치 발효의 정점을 찍는 이런 김치는 시골 밥상 촬영 할때나 먹어보던 것인데 일반 음식점에서 만나니 감개가 무량하더라.
국수 면발과 똑같이 채썰어진 오이와 검은 김가루 선생이 수북하게 얹어 나오는 막국수 등장이요.
따로 시킨 육수를 적당히 부어 양념과 잘 섞이게 훌훌 섞은 다음, 입 한가득 면을 우물우물 씹어본다.
진한 참기름 냄새가 진동하고 양념은 빨간 색의 출처를 모르게 둥글둥글한 맛.
동치미 육수가 아닌 달콤 짭짤한 간장 베이스 육수도 특이하다.
이제 묵은지와 보들보들 기름진 수육으로 국수를 양껏 감싸서 먹어본다.
다른 설명은 필요없다.
이게 갑.
가격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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