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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라삐리뽀!! (술)

황순유의 술 이야기 #8 - Easy Wine ④ 잘 모은 코르크 하나 열 장식품 안 부럽다.

<사진출처- 네이버>

사람이 호흡하며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산소.

와인도 산소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와인의 시작인 포도즙의 발효부터

와인이 산화되어 식초가 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산소와의 접촉에 따라 좌우된다.

투명하고 우아한 와인잔도 사실

산소와의 접촉과 온도를 고려하여 디자인된다.

일단 오크통에서 숙성된 와인은 마시기 전까지

최대한 공기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은데

옛날에는 적당한 방법을 찾지 못해 오크통 보관이 아닌

병입된 상태로는 장기보관이 어려웠다.

하지만 17세기쯤 포르투갈에서부터

코르크를 마개로 사용하면서 그 고민은 해결되었다.

코르크 마개로 닫혀져 있던 와인을 오픈하면서

코르크가 쪼개지는 경험들...많이 해 보았을 것이다.

특히 여행가서 분위기 내보려고 준비해 간 와인을 따다가

부숴진 코르크 조각 때문에 체에 걸러서 마셨다는...

혹은 가루가 둥둥 뜬 와인을 마셨봤다는 경험담들도

수차례 들어봤으니

여러사람이 있는 집단에서 와인 코르크를 오픈한다는 건

분명히 부담스러운 일일게다.

만약 선물받은 와인을 깜빡 잊고 세워뒀다가 딸 경우

코르크가 너무 말라있으면 와인을 개봉하는 과정에서

코르크가 부서질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다뤄야

코르크 가루가 와인에 떨어지지 않는다

물론 좋은 와인일 수록 또 보관이 잘 되어있는 와인일 수록

그러할 일은 없지만.^^

물론 간단한 해결방법은 있다.

코르크의 성질상

평상시에는 탄력이 있고 젖으면 팽창되기 때문에

와인을 눕혀서 보관함으로써 코르크를 촉촉한 상태로

유지시키면 그런 낭패의 확률은 한결 줄어들 것이다.

코르크 마개는 포르투갈에서 시작하여

전 세계로  퍼져 나가게 되어 오늘날 전 세계 코르크 생산량의

90%가 포르투갈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요즘에는 신대륙 와인 중에서 환경 문제와 간편함을 이유로

뉴질랜드 같은 신대륙에서 화이트 와인의 경우에는

스크류 마개를 사용하는 와인들도 많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와인하면 코르크‘ 라는 인식이 강하다.

혹시 코르크 마개의 키를 재어 본 적이 있는가?

한 자리에서 여러 병을 마시다가 장난삼아 코르크 마개를

세워놓아 본 적이 있다면 그 길이가 모두 다르다는 걸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장기 보관할 수 있는 고급 와인일 수록

코르크 마개의 길이가 길어야 한다.

코르크로 밀봉된 와인들을 보관하다 보면

와인이 코르크 마개에 조금씩 번져서 퍼지기 때문인데

코르크의 길이에만 의존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수 십년씩 보관하는 와인들은 중간에 코르크만 교체하는 작업을

해주기도 한다.

 

무심코 따서 버렸던 코르크 마개....

와인을 어느정도 마셔 본 사람들은

 코르크 마개에 묻어난 향을 맡아

와인맛이나 향을 예상해 보기도 하고

꽉 잠겨져 있던 코르크 마개에 새겨진 글씨나 문양을

자세히 들여다 보기도 한다.

심지어 좋은 와인의 코르크 마개는 서로 모으려고 할 정도로..

코르크 마개는 단지 병뚜껑이 아니었던 것이다.

내가 마신 와인의 코르크 마개들을 잘 모아두는 것만으로도

기분좋은 장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